죠죠의 기묘한 모험 파트 1(2012) 리뷰 : 죠죠 입문기, 이거 뭐에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은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거다: 이상한데 보다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사라진다. 파앗! 자막이 날아다니고, 진지한 장면에 뜬금없이 이상한 포즈가 터지고, 주먹 한 방에 건물이 무너지는 전개가 펼쳐진다. 그런데도 계속 보게 된다. 아니, 오히려 계속 보고 싶어진다. 이건 그냥 애니가 아니다. 일종의 세계관 테러다.
반갑습니다. 오늘도 저의 탈주 애니에 대해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죠죠가 너무 거부감이 심해서, 보려고 시도하다가 멈칫한 애니메이션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저의 입덕 포기작들 중의 하나로 죠죠를 보게 되었습니다.
죠죠 팬분들이라면, 모욕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의 솔직한 죠죠 파트 1에 대한 평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요약 (Part 1: 팬텀 블러드)
- 시간
- 금 (2012-10-05~2013-04-05)
- 출연
- 코야스 타케히토, 시오야 요쿠, 우에다 요지
- 채널
- 토쿄 MXTV
19세기 영국. 주인공 죠나단 죠스타(죠죠)는 명문가의 아들로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집에 들어오게 된 디오 브란도라는 소년을 만나 인생이 완전히 꼬이기 시작합니다. 그냥 꼬이는 게 아니라 디오의 집착적인 질투와 증오로 죠죠를 괴롭히고, 고대 석가면을 쓰게 되면서 전개되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시작입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파트 1 감상
🙊시청 첫날, 비주얼 쇼크가 밀려옴, 1차 탈주각
일단 자막이 이상해요.
갑자기 "우오아앗!" "파앗!!" 이런 게 화면 한가득 나오는데... 이게 너무 웃겨서 처음엔 몰입이 안 되는 거예요. 이건 만화책 자막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듯한 구성인데, 그 '촌스러움'을 하나의 스타일로 생각하고 보면 되는데 아직은 전혀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약간 원피스의 콩알 눈에 적응되면 괜찮아보이듯이 이 자막도 보다 보면 적응이 되는 거 맞죠? 일단 파트 1을 다 볼 때까지는 적응이 전혀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떡대들이에요.
요즘 BL웹툰에 떡대공들이 많은데 모두들 죠죠를 참고하신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모두가 우락부락합니다. 분명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합니다. 전투 준비가 아니라 헬스 대회 준비 중임. 근육이 너무 많습니다. 분명 소년 시절에 말랐는데 갑자기 화면 전환이 되어 나이가 들었는데 가슴이 벌어져 버렸습니다. 도대체 무슨 식단과 운동 루틴인지 묻고 싶을 정도. 그냥 남자 캐릭터가 아니라 근육 덩어리들이 포즈 대결을 하는 느낌.
근데 진짜로, 진지한데 자꾸 이상한 포즈를 잡음.
보통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웃긴 장면을 넣어 분위기를 환기하잖아요. 그런데 죠죠는 이 애니는 정말 진지해야 할 때 이상한 포즈를 취해서, 이게 전혀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이 포즈는 뭐지 하는 '갑분싸'를 느끼게 합니다. 분명 캐릭터는 심각한 대사를 하고 있는데... 그 자세가 왜....?
아니 이게 왜 웃기냐면, 작중에서는 이걸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 안 해요. 물론 당연하지만. 이건 그냥 죠죠식 '표현 방식'이구나, 하고 체념하게 됨. 근데 그 체념이 적응이 되고, 적응이 되다 보니, 약간 겨드랑이 냄새 같이 나중엔 그 포즈를 기다리게 되긴 하더라고요.
🙊디오, 진정한 집착광공의 전형, 2차 탈주각
디오라는 인물은 정말 별로예요. 진짜로. 너무 죠죠한테 집착하는데, 약간 저 어릴 때 캔디를 봤을 때 이라이자가 캔디를 너무 괴롭혀서 불쌍해서 보기 힘들 정도였거든요.
일단 이라이자가 한 걸 생각하면 캔디 왕따시키고 집단따돌림 시키고, 학교에도 소외되게 하거든요. 이건 디오도 똑같아요. 조작된 상황을 만들어서 문제아로 만들어 보이게 유도하고 누명 씌우는 것, 이것도 디오랑 똑같아요. 캔디를 지속적으로 정신적 학대를 하는 것, 죠죠 삶을 괴롭게 하는 것도 같아요.
근데 이라이자는 직접적으로 살인은 안 했거던요. 디오는, 가족들 깡그리 죽여버리고 소중한 개도 태워 죽이고 죄 없는 사람들도 죽이니까. 원래 선과 대비되는 악은 극명한 악한 행동을 하는데 너무 죠죠한테 집착하니까 이게 좀 너무 기괴해서 거부감 들던데. 성격은 꼬일 대로 꼬였고, 강박적이고 무서워요. 이 캐릭터한테 애정을 품고 최애가 될 수 있는 건가요? 되게 이상하던데.
🙊고전적이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그림체
처음에는 작화 스타일이 적응 안 되긴 했지만, 너무 대중적인 라이트노벨풍 그림체보다는 개성적이라서 흥미로웠어요. 약간 고전 교과서에 나올 것 같은 선 굵고 묵직한 그림체. 표정의 디테일이나 장면의 몰입감이 은근히 강해서 짤로 쓰려고 많이 짤줍 했습니다. 그리고 색감도 미친 듯이 화려하고, '이런 건 죠죠밖에 못 하지' 싶은 연출들이 있더라고요. 그게 사람들이 말하는 '죠죠스러움'이라는 건가.
🙊죠죠만의 개그
죠죠만의 웃음 포인트가 있긴 하거든요. 그런데 그림체가 전부다 선이 굵고 진지 진지한 분위기이다 보니까 이게 웃음 포인트가 맞긴 한 거지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파트 1에 죠나단 손자가 나오니까 성격이 죠나단에 비해 가볍고 위트 있어서 재미있어 보이긴 하던데 파트 2가 더 재미있을란가요? 근데 죠나단도 디오한테 시달리지 않았으면 밝게 잘 자랐을지도 모름.
🙊체페티의 죽음, 그리고 왜 이렇게 다 죽여요ㅠ
2화당 한 명씩 죽는 느낌인데, 그 죽음이 너무 대수롭지 않게 스쳐가서 더 서글픔.
'아, 또 한 명 갔구나' 이게 어느 순간 익숙해짐. 아니 너무 많이 죽여요.
🐦⬛무섭고 기이하고, 그런데 또 궁금한...
솔직히 말하자면, 이 애니 좀 무서워요. 단순히 '공포'라기보다, 이질감에서 오는 공포랄까. 자막이 튀고, 포즈가 튀고, 작화가 튀고, 캐릭터가 너무 미쳐 있어요. 디오의 병적인 집착은 도를 넘어서 광기 수준이고, 집착광공입니다. 죽음의 밀도가 너무 높아서 저 공감성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보기가 힘들었어요. 특히 키우던 개마저 죽였을 때 정말 탈주 위기였어요. 하이퍼에뮬은 버틸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무섭고 낯설어서 거부감까지 들던 와중에, 마지막에서 갑자기 등장한 죠세프 죠스타.
성격이 이전 주인공 죠나단과는 너무도 다르다. 어? 얘는 왜 이렇게 가벼워? 느긋하고, 대충인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끌리는 캐릭터. 그 덕분에, “그래, 파트 2는 조금만 더 봐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파트 2 볼 예정입니다. 파트 2도 보고 감상 후기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입덕까지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