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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웹툰 추천》 : 키미앤조이, 와인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사랑

효 명 2025. 4. 4. 18:50

▪️이건 그냥 로맨스가 아니에요, 회복의 이야기예요. 『키미앤조이』를 읽고 나서 나는, 마치 너무 긴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쉰 느낌이었어요. 사랑이란 감정도,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도, 하루아침에 태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이 작품은 말없이, 그러나 다정하게 보여줍니다. 이 리뷰는 그런 조이와 키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살아가는 감정의 온기와 설렘'을 나누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구두 디자이너였던 조이가 포도밭에서 만난 사람

 

키미앤조이의 키미와 조이
키미와 조이의 첫 만남

 

도시에서 구두 디자이너로 일하던 조이는 지쳐 있었습니다. 번아웃, 실망, 무너져버린 꿈. 모든 것을 잠시 내려두고 떠난 곳은 1980년대 프랑스의 한적한 포도밭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남자, 키미. 와인을 만들며 조용히 살아가는 남자와 삶을 다시 설계하려는 여자의 관계는 처음엔 충돌로, 그다음엔 이해로, 그리고 천천히 마음으로 스며듭니다.

 

와인처럼, 시간이 필요했던 이야기. 『키미앤조이』는 그렇게 조이와 키미, 그리고 나를 함께 익혀냅니다.

 

🍇작품의 매력과 추천 포인트

 

짧지만 인생 하나가 들어 있는 이야기

 

2021 지상최대공모전 장려상 수상작인 키미앤조이. 38화로 된 짧은 웹툰입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짧은데 기승전결은 완벽합니다. 사랑이 시작되고, 흔들리고, 이해하고, 결국 마음이 익는 그 모든 과정이 38화 안에 정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요. 짧은데, 인생 하나 분량이 들어 있는 그런 이야기예요.

 

수채화 같은 따뜻한 그림체

 

수채화 같은 따뜻한 그림체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마치 햇살이 비치는 포도잎 사이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컬러톤은 수채화처럼 부드럽고, 배경은 포근하며, 인물의 표정은 소리 없이 감정을 말합니다. 그림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작품이에요.

 

현실적인 캐릭터와 성장 스토리

 

키매와 조이의 조이
조이

 

조이 “현실적인 이유로 무너졌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회복하는 사람”

 

조이는 단순히 ‘구두 디자이너’라는 멋진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아니에요. 그녀는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과 ‘완벽함’의 기준 앞에서 지친 사람이에요. 디자인 공모전, 커리어 경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죄책감, 번아웃… 그건 현실에서 너무 많은 직장인과 창작자들이 겪는 일이죠. 그녀는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지만, 완전히 도망치지도 않고, 조이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포기하려다 또 다시 걸음을 옮기고, 불안해하다가도 사람에게 기대고, 자신을 미워하면서도 앞으로 가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워요.  너무 현실적이어서, 마치 나 같은 사람이에요.

 

즉, 조이의 성장은 “사랑을 통해 내가 완성된다”는 판타지가 아니라, “일, 관계, 감정, 자기 회복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다시 중심을 찾는 과정”이에요. 그게 현실적이죠. 어른의 사랑은 마음만으론 부족하고, 사는 것도, 다시 시작하는 것도, 되게 힘드니까요.

 

키미앤조이의 키미
키미

 

키미 – “완벽하지 않은 사람으로서의 따뜻함”

 

키미는 조이를 구해주는 백마 탄 왕자도 아니고, 지독한 츤데레도 아니에요. 그는 그저 자기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이에요. 말수가 적고, 과거가 있고, 처음엔 오해를 만들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죠. 그는 조이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아요. 하지만 조이가 다가왔을 때, 도망치지 않아요. 그가 보여주는 성장은 “내가 너를 위해 변하겠다”가 아니라, 네가 내 안에서 조금씩 자리를 차지하게 놔둘게”라는 조심스럽고도 진심 어린 태도예요. 현실의 관계는 그렇게 자라요. 갑자기 확 달라지지 않고, 서서히 익고 물러지는 거죠.

 

키미앤조이
키미와 조이

 

이 두 사람은 처음부터 잘 맞지 않아요. 오해하고, 삐걱대고, 상처 주기도 해요. 하지만 상대를 향한 이해가 조금씩 늘어날수록, 그들은 타인을 바꾸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요.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현실에서 가능한, 가장 아름다운 방식의 성장이자, 이 웹툰이 말하는 사랑의 형태예요. 그래서 이 둘의 로맨스는 설렘보다 더 묵직하고 깊어요.

 

이국적인 배경과 로맨스의 조화

 

둘이 너무 잘 어울리고, 설렘 포인트를 잘 아시는 작가님

 

1980년대 프랑스 시골이라는 배경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에요. 그곳의 공기, 햇살, 와인의 향까지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현실에서 한참 멀어진 로케이션이지만, 이상하게도 더 가까운 감정들이 느껴지는 건 이 작품이 가진 큰 장점이에요. 현실적인 감정과 함께 이국적인 배경을 통한 이상을 채울 수가 있답니다. 

 


🍇익어가는 마음에 관하여

 

와인 마시고 싶어지는 웹툰

 

이건 단지 로맨스가 아니라, 회복의 이야기입니다. 『키미앤조이』는 소란스럽지 않지만 감정을 진하게 흔드는 웹툰이에요. 소리치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말해요.

 

“지금 이 순간도 괜찮아질 수 있어.”

 

지쳤을 때,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 아무도 모르게 울컥하고 싶을 때. 이 웹툰은 그런 당신을 와인 한 잔처럼 따뜻하게 받아줄 거예요. 그러니 『키미앤조이』, 한 번 읽어보세요.

 

 

키미앤조이

1980년대 프랑스의 어느 한적한 시골에서 펼쳐지는 로맨스!구두 디자이너인 조이는 번아웃으로 지친 일상을 멈추고, 인생 처음으로 휴식다운 휴식을 즐기러 왔다.하지만 계획과는 달리 드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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