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일기

성인 ADHD 자가진단

효 명 2023. 6. 10. 22:46

adhd를 검색하고 있는 순간부터,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랬고요.

병원에 가자니, 망설여지기도 하고 또 병원 초진 비용이 비싸 부담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의 산만한 아이의 전형이라고 불리는 adhd니, '설마 내가'라는 생각으로 살다 병원에 간 저의 사례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작성해 봅니다.
 
 

성인 ADHD란?

adhd란 크게 과잉 행동 및 충동력 그리고 주의력 결핍으로 나뉩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금쪽같은 내 새끼> 속의 주의 산만하고 부모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아이들이 대표적인 adhd의 과잉 행동의 예입니다.
그러다 보니, 까불이 = adhd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adhd에는 주의력 결핍의 유형도 있죠. 즉 어린 시절부터 조용하지만 멍하니 공상, 망상을 많이 했다면, adhd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 참고로, 성인 adhd라고 해서 성인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adhd의 80% 유전이며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경험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성인이 되어 직장의 업무로 인해, 생각 과민, 우울증, 번아웃 등의 증상과 착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 ADHD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지각이 잦거나 시간 계산이 잘 안 된다.


매번 늦어 친구들에게 핀잔을 듣는 날이 많았습니다.
고치려고 해도 매번 늦으니, 친구 관계가 협소해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관계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사람이 되니 죄책감도 더해져 스스로 괴로웠습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번씩 꼭 지각을 하니 ' 다 좋은데, 명효 씨는 근태만 고치자 '라는 피드백을 직장에서 받기도 했습니다. 일을 잘해도, 기본적인 근태가 되지 않으니 직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데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2. 물건을 매번 잃어버리고 찾는다.


1번의 지각의 사유 중의 하나인데요,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법 없어 (제자리에 두고 싶어도 정리정돈이 되지 않기 때문임) 아침부터 교통카드, 휴대폰, 차 키 등을 찾느라 시간을 보내 출발 시간이 늦어지는 게 태반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증상은 어린 시절부터 있어야 하는데, 저는 부모님, 친구들에게 ' 덜렁거린다'라는 말을 매번 듣던 아이였습니다.

 
3. 말이 많거나 말실수가 많다, 경청하기 힘들다.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으면, 말하고 싶어서 빨리 내가 말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달까요?
'그냥 빨리 말하고 싶어!'가 아니라 '견딜 수 없다'의 상태입니다. (adhd 특, 인내심 부족함)
하고 싶은 말이 많으니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경우도 많고, 자연히 말도 빠른 편이었습니다.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하는데, 이미 입 밖으로 내뱉어 이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고 집에서 이불 킥하며 자책하는 날이 있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 말은 또 경청하지 않아서, '저번에 말했잖아'라는 말이 타인의 입에서 한 번 이상 나오게 만드는 (하지만 당사자는 기억에 없습니다)

※참고로 이 경청의 범주를 넓혀,
대화의 앞의 내용만 듣고 뒤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지
시험 문제 중에 아닌 것은?이라는 질문에 꼭 맞는 것을 고른다던지 등의 실수가 만성적으로 있었는지도 생각해 보세요. (저는 오답 풀이 해도, 매번 문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했습니다)

 

4. 호불호가 심하다, 혹은 변덕이 심하다. (관심사에 쉽게 과몰입)


호불호가 심한 건, 하나의 성격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요. 위의 증상과 동반된다면 adhd의 증상 중 하나로 봐도 무방합니다.

저 같은 경우, 모바일 게임에 빠져 현질을 하다가도 금세 질려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게임을 새롭게 시작해 하루 종일 하다 보면 다시 질려 또 새로운 게임을 찾는 반복입니다.

사놓은 옷이 어느 순간 질리면 안 입고 버리거나, 타인에게 주기도 합니다. 이유는 옷이 질렸기 때문이었습니다.

 

5. 돈을 모으지 못한다. 과소비, 연체가 잦다.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족족 써버립니다.
굳이 살 필요가 없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결제까지 해버립니다.
공과금 미납, 연체는 기본입니다. 우선순위를 세우는 계획 자체가 없고, 그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가 힘듭니다.

 

6. 일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


이 일을 나에게 주어진 하나의 과제라고 생각해 보세요.

  • 어린 시절에 집을 비우는 엄마가 해놓으라던 설거지, 빨래, 집 청소를 잘하는 아이였나요?
  • 시험 기간의 시험공부 혹은 과제는 언제 항상 마무리를 했나요?
  • 회사에서 주는 프로젝트 마감은 언제 마무리되었나요?

저는 항상 예외 없이, 엄마가 오시기 10분 전에 집 안일을 마무리했고, 시험 전 날 혹은 당일 새벽에 공부를 했으며, 보고 마감 시간을 항상 아슬아슬하게 맞춰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했을 때에 항상 결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하나의 성향인 줄 알았습니다.

 

7. 공상과 망상은 나의 친구, 산발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다.


망상은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 중의 하나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망상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이 내 마음대로 조절이 되지 않고 항상 산발적으로 튀어나온다는 것입니다.

회의나 모임 등 집중해야 할 때에 앞사람의 옷이 신경 쓰인다거나, 볼펜이 웃기게 생겼다거나 등의 생각이 동시다발적으로 튀어 오릅니다.

약을 먹기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산발적인 생각들을 억누르고 집중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같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언니는 '멍효는 흥얼거릴 때가 많더라'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요.
음악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서 항상 음악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금쪽 상담소에 나왔던 간단 adhd 체크리스트

글을 마무리하며

저는 29살에 adhd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단받고서는 조금 더 빨리 알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있더라고요.adhd의 대부분은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 글을 통해서라도 조금 더 나를 찾고 회복할 방법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외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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