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원 동승 보호자 알바 후기
효 명
2023. 11. 6.

 


저는 비만 오면 감성이 풍부해지는 어쩔 수 없는 n인가 봐요.


제가 했던 알바 중에서 가장 개꿀이었던 알바 후기입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정말 몸과 마음이 편한 알바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하는 업무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나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시고, 만약에 괜찮으시다면 이 알바를 강력 추천합니다.

 

효명이의 여러 알바 흔적

 

 



1. 알바를 구한 방법


저는 지인의 소개였습니다. 학교 선배가 이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는 바람에 급하게 사람을 구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항상 돈이 급한 대학생이었고, 가능한 시간이었기에, 이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2. 면접 과정과 시급, 근무 시간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이라서 학생이라는 것을 선배가 미리 언질을 해두어 옷은 깔끔하게 입고 갔습니다. 정장같이 격식을 갖춘 복장은 아니었습니다.

(까마득히 지난 일이라, 선명하진 않지만) 그 당시 대략 7500원이 최저 시급이었는데 9000원에 가까운 시급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은 대략, 오전 08:45분~09:45분, 15:00분~18:00분으로 두 타임을 출, 퇴근하였습니다.


3. 등하원 동승 보호자의 업무


제가 알바를 했던 곳은 <사립 영어 유치원(어학원)> 이었습니다. 업무 시작 전, 당일 인수인계를 통해 기존 퇴사자인 학교 선배와 함께 차량 등원을 하여 업무 매뉴얼을 하루 익히게 됩니다. 등하원 장소는  차량 운행 기사님과 조율하게 됩니다. 또 등하원 하는 아이들의 차량 등원 순서와 하원 순서를 익히고 등원, 하원 시간 동안의 차량 내에서 아이들을 관리 감독하게 됩니다.
(*도로교통공단의 동승 보호자 교육을 온라인으로 반드시 수강하게 되어있어, 교육 영상을 시청합니다 )
등 하원 시, 학부모님께 한 분, 한 분 인사를 드리고 아이들을 마중하고 배웅하는 것이 업무의 전반입니다.

저는 이 외에 등하원과 함께 유치원 내에서 아이들의 숙제 채점 및 자유시간 놀이 선생님, 유치원 전반 청소 업무를 함께 했습니다.


4. 등하원 동승 보호자 알바 시, 신경 써야 할 점


1) 밝은 미소와 인사성

나는 대학생이지만, 아이들과 학부모님에게는 선생님의 입장이기에 밝은 미소와 인사는 기본 중의 기본.

2) 최소 1년 이상 근속이 가능한 성실함
대부분의 알바 또한 6개월 이상 근무를 원하지만 개인의 사정으로 6개월이 안되어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나 동승 보호자 알바는, 학부모님들이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는 편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아마 시급을 더 주는 이유에는 장기근속이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면접 때에도 1년 이상 못하면 이 알바는 어려울 것 같다고 넌지시 이야기하시기도 하였고 저도 실제로 1년 정도 근속하였습니다.

3) 근태와 부지런함
지각은 절대 안 됩니다. 등하원하는 아동들은 시간을 분으로 쪼개져 이동하게 되어있어, 1분만 늦더라도 전체가 밀려서 일정이 늦어지게 되는 것이죠. 일정이 자주 변동되면, 학부모님의 컴플레인으로 이어지기에 위의 두 가지 사항보다 가장 신경 써야 합니다.


5. 등하원 동승 보조 알바 장, 단점


장점


1) 힐링 시간
어린아이를 보면 힐링이 됩니다. 너무 사랑스러워요.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웃을 일이 없잖아요? 아이들의 순수함이 사람을 웃게 만듭니다.

2)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로부터의 사랑도 함께
제가 알바를 했던 곳이 특히나, <영어 유치원(어학원)>이라는 게 크게 자리한 것일 수도 있지만 학부모님들도 소소한 선물을 잘 챙겨주시고, 유치원 내에서도 항상 다과가 풍부하니 과자는 부족함 없이 먹고 다녔습니다. 특히나 스승의 날에는 정말, 감탄이 나오는 스케일이었습니다.

3) 높은 시급
업무 강도에 비해 시급이 높으니 말 다했죠. 돈 벌려고 하는 건데. 그런데, 최저 시급을 주더라도 이 알바는 할 만합니다.


단점


1) 애매한 시간
저는 등, 하원을 다 했잖아요. 그러니 중간에 뜨는 시간이 애매합니다. 어디 멀리 갈 수는 없어서, 학교를 갔다가 수업만 듣고 바로 뛰어나오거나, 집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바로 나와야 했습니다. 시간은 많은 것 같은데, 활용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2) 애매한 퇴근 장소
뭐가 다 애매합니다. 오후 시간 하원 시간에는 기사님이 그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한숨 자고 유치원에 돌아가신다고 하면, 그 단지에서 내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단지에 버스 정류장이 어디 있는지 무슨 버스가 오는지 모르기에 길 찾기 어플은 필수입니다. 가끔 또 다른 단지에 내리면, 집으로 가는 버스가 오지 않아서 환승을 해서 가기도 합니다.

(* 아이들의 개인 사정으로 결석을 하게 되면, 등하원 시간이 변경되어 기사님이 임의로 코스를 다시 짜기도 하기 때문에 내리는 최종 장소가 종종 달라지는 일이 생깁니다)


5. 에피소드
핼러윈 데이

 

 

이렇게 입은 5~7살 아이를 상상해보세요. 졸귀탱


사립 영어 유치원이다 보니, 학원에서도 핼러윈에 진심입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도 고퀄리티의 진심 코스튬을 아이들에게 입혀주시는데,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등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블 히어로들은 다 있습니다. 대부분 남자아이들이 이렇게 입고요. 여자아이들은 웬만한 공주들은 총 출동, 엘사는 기본이죠. 안나, 백설공주, 마녀 분장도 합니다.
집에 갈 때는 꼬질꼬질한 아이들 너무 귀여웠던 기억이 납니다.

쉬야랑 응가는 못 참아!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내가 차를 탈 거니까 화장실을 가고 싶을 수도 있으니 미리 화장실을 다녀와야겠다>라고 생각을 하죠. 보통은.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아요.... 않아요....

어머니들이 매번 잔소리해도 말을 듣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현재의 자신은 화장실에 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쉬? 나 안 마려운데?>라는 걸로 끄읏-
유치원에서도 하원 시간에는 아이들 가방 챙기고 신발 신기고 정신없는 와중에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시키는데 꼬-옥- 말을 듣지 않고 가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하원하는 차량에서 이제야 화장실 가고 싶다고 난리가 납니다.

 

차 안에서 이렇게 난리가 난다


이동 중에 적당한 건물도 없죠, 앞서 말씀대로 차량은 분 단위로 쪼개져있어 일정이 하나가 꼬이면 전체가 꼬이게 됩니다. 그러니 기사님들은 잘 세워주시지 않아요. 참으라고 하시죠.
그러다 보니 차에 오줌을 싸서 차 시트가 젖거나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 내리자마자 바지를 바로 내리고 하단에 오줌을 싸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


학원에 어느 날 새로운 아이가 등원하게 되었는데, 유치원을 들어가기 전 마지막에 차량을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금쪽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량을 대기하는 장소에서 매번 기다려도 제시간에 나오지 않아, 그 아이를 태우기 전에는 항상 미리 어머니께 전화해서 곧 도착한다고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을 가기 싫다고 난리여서 아침에 도망가는 걸 뛰어가서 잡아 태우기도 하고(아침마다 추격전)

 

 

얘를 태워야 나도 퇴근 가능해서 항상 맹렬하게 쫓습니다

 


안 간다고 억지를 부려 옷도 안 입고 세수만 겨우 한 상태라 어머니께서 손에 쥐여주신 유치원 원복을 차 안에서 입힌 적도 많았답니다.

저는 아이들이 민망해하거나 놀릴 줄 알았는데, 그냥 쳐다보다가 자기들 떠들고 놀고 말아요. 신경도 안 씀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본인도 전혀 민망해하지 않는 점이 정말 신기했어요. 옷을 입고 있는  상태로 말도 걸고 대답도 해요. 그래서 그 당시에 사람이 수치라는 것은 언제 학습하는 걸까에 대해서 진심으로 궁금해한 적이 있네요. 저런 당당함 보기 좋아! 라고 생각하면서

일하면서 즐거운 추억도 많고 마음이 편한 알바는 이것만 한 게 없던 것 같아요.
추억을 떠올리며 적다 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도움이 되는 후기였나 모르겠습니다.

이 외에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성심성의껏 답글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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