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습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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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왜 ‘내가 본 그 작품’을 못 찾아줄까?
챗GPT, 기억 속 장면만으로 웹툰이나 애니를 찾을 수 있을까? – 실패한 사례와 유일한 성공을 통해 본 정보 탐색 로직의 구조적 한계애니메이션이나 웹툰을 다시 찾고 싶은데, 제목은 기억나지 않고 인상적인 장면만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챗GPT에게 기억나는 줄거리, 캐릭터 이미지, 장면 등을 설명하며 작품명을 유추해 달라고 여러 번 시도해 봤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실패였다. GPT는 단 한 번만 정답을 정확히 찾았고, 나머지는 모두 놓쳤다. 다음은 그 사례들을 모아서 로직의 구조를 이해하게 되었다. 📃실패 사례 ① – 『꼬마여신 카린』“마법소녀처럼 변신”“전생에 연인이었던 남주”“기억을 잃은 여주”“꼬마 마녀 같은 느낌” 이와 같은 키워드를 상세히 설명했다. 심지어 나는 ‘꼬마..
2025.04.07 -
엄마를 사랑하는데, 자꾸 멀어지고 싶다
엄마의 연락이 피곤하고 죄책감을 낳는 이유 보통 부모님의 연락을 받으면 긴장하는 자식은 없죠? 저는 매우 매우 긴장되며 짜증을 느낍니다. 그리고 짜증을 느끼는 동시에 짜증난 자신에 대한 죄책감도 같이 느끼는 편이고요. 엄마를 사랑합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누가 “그래도 엄마잖아” 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저는 압니다. 그 말이 왜 진부한지, 그럼에도 왜 진심인지를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엄마와 대화할 때마다 제 안의 말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에는 엄마와 제가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해온 세월의 피로감에 있습니다. 그게 오래도록 쌓여 연락이 오는 순간 이미 피곤하고 방어적이게 돼요. 그래서, 이젠 숨이 막히는 것이죠. 기억이 먼저 반응을 해서, 엄마는 저의 정서적 자극 그 자체가 되어버려서 이전에..
2025.04.04 -
나는 왜 늘, 누군가의 감정에 책임을 느낄까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법으로 챗GPT를 사용하다사람의 성격이라는 건 도대체 어디서부터 만들어지는 걸까. 요즘은 심리학 책이나 여러 미디어에서도 “가정환경이 제일 중요하다”고들 하니까, 아마 다들 알고 계실 거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막상 ‘그게 내 얘기일지도 모른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건 꽤나 늦은 시점이었다. 나도 내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 보려고 했는데, 막상 자세한 장면은 생각나지 않고 어렴풋한 감정만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객관화하려는 시도는 늘 막막했고, '나는 어떤 아이였을까'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주 단순한 방법을 떠올렸다. 어릴 적 일기장을 꺼내 읽어보는 것.처음엔 그저 귀엽고 엉뚱한 이야기들일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다시 읽어보니 왠지 모르게..
2025.04.03 -
장판을 끄는 날이 나에겐 봄이다.
봄이 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봄이 왔습니다. 벚꽃이 피고,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길 위의 햇살이 따뜻해지면 사람들은 비로소 “아, 봄이구나” 하고 실감하게 되죠. 누군가에게는 커피를 아이스로 바꾸는 순간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옷장 속 겨울 외투를 정리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봄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도착합니다. 바로, 전기장판을 끄는 날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따뜻함을 놓지 못하게 된다 겨울 내내 하루 종일 켜두었던 장판을 언제쯤 꺼야 하나 망설이게 되는 그 시점이 오면, 저는 그제야 “이제 봄이구나”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게 됩니다. 계절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두꺼운 외투보다 먼저, 바닥에서 느끼는 거죠. 물론 저희 엄마는 6월까지도 장판을 켜는 분입니다. 따뜻함에 대한 집요한 ..
2025.04.03 -
정신질환은 겉으로 티 안 납니다|내가 겪은 진짜 이야기
감정은 있어도 기준이 없으면 무너진다. ※이 글은 특정인을 병리화하거나 단정 짓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이 글은, 우리가 살아가며 놓치는 감정의 단서들, 조용한 붕괴의 전조를 포착하고 이해하기 위한 시도다. 누군가를 진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내 주변의 마음을 조금 더 정확하게 바라보기 위해서 작성했다. 다시 떠올려보는 그 날의 기억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느낀다. 근데 그 감정을 스스로 이해하고, 말로 풀어내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어떤 사람은 그냥 그렇게 안 배우고 자란다. 감정을 누군가에게 해석받지 못하고, 자기 안의 기준 없이 자라면, 나중에 커서도 ‘나’로 사는 게 힘들어진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그랬다. 대학교 시절 어학연수에서 만난 인연이었다..
2025.04.02 -
나는 하몽을 씹는다 — 미각적 자극에 대한 사적 관찰
짠맛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신가요.저는 그렇습니다. 다소 확고하게, 상당히 집요하게 짠맛을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일반적인 식습관 차원에서 ‘짠 걸 좋아한다’는 차원을 넘어, 짠맛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갈망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저의 짠맛 선호는 특히 특정 식품군—예컨대 하몽, 초리조, 살라미 등—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2023.06.24 - [생각의 습관] - 충동성이 많은 자가 빠져버린 것, 과소비 그리고 일기 충동성이 많은 자가 빠져버린 것, 과소비 그리고 일기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요즘, 이전에는 비가 온다는 핑계로 약속을 미루던 날이 참 많았는데, 이젠 핑계 대지 않아도 나를 찾아줄 이가 없어서 속상하네요. 비가 내려 마른걸레로 편의점 바닥을mung..
2025.03.31 -
이 감정, 아파서 좋아요 (변태 맞음 주의)
짝사랑이란 심해에서 나는 산다여러분은 짝사랑물의 가슴 아릿한 결을 좋아하시나요?저는요, 아주 많이요. 그냥 ‘좋아하는 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짝사랑이라는 정서의 심해에서 서식 중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그걸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된 계기가 오늘 생겨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릴스를 무심히 넘겨보다가 오피셜히게단디즘의 프리텐더라는 곡을 들었거든요.이미 플레이리스트에 있었는데, 가사는 모르고 들었거든요. 그날따라 가사가 귀에 박히는 거예요.グッバイ君の運命のヒトは僕じゃない辛いけど否めないでも離れ難いのさその髪に触れただけで痛いや いやでも甘いな いやいやたったひとつ確かなことがあるとするのならば君は綺麗だ Pretender아티스트OFFICIAL HIGE DANDISM앨범Pretender발매일2019.05.16 그 사람의 ..
2025.03.31 -
우리는 모두 위선 속에 살아간다
반갑습니다. 효명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생각이라는 게 정리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보내는 날들이 많다 보니까, 글쓰기가 일처럼 느껴지고 귀찮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손이 잘 안 갔던 것 같아요.최근에는 마케팅 회사를 들어가게 되면서, 인스타그램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업무 계정을 만들어 매일 피드를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스타를 넘겨보는 일이 일상이 되었어요.사실 저는 ADHD가 있어서, 한 번 무언가에 몰입하면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SNS를 잘하지 않았고, 인스타그램도 설치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업무용’이라는 명분으로 시작한 인스타그램이 이제는 꽤 많은 시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그러던 중, 피드를 넘기다가 우연히 ‘살아 있는 동물들..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