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어인섬 리메이크, 도대체 뭐가 달라졌을까》 : 2편 배경 편

2025. 4. 5. 21:37덕질의 기록/애니

▪️ 『원피스 어인섬 리메이크 편』은 단순한 작화 수정이 아니다. 배경, 조명, 색감, 소품, 편집 전반에 걸친 리디자인을 통해, 어인섬은 ‘숨 쉬는 공간’이 되었고, 같은 이야기임에도 감정선과 연출 밀도가 완전히 새로워졌다. 덕심으로 해부한 비교 리뷰.

 

덕심은 수고스러운 일도, 즐겁게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포스팅 글을 작성하면서 다시 느낍니다. 

 

 

《원피스 어인섬 리메이크, 도대체 뭐가 달라졌을까》 : 1편 작화 비교편

어인섬 편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면, 솔직히…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걸까? 하나하나, 

munghyo.tistory.com

 

 

《원피스 어인섬 리메이크, 도대체 뭐가 달라졌을까》 : 3편 연출 편

▪️ 『원피스 어인섬 리메이크』는 단순히 작화만 예뻐진 것이 아니다. 컷 구성, 조명, 카메라 워크, 타격감, 감정선 전달 방식 등 ‘연출’ 전반이 새로워지며, 같은 이야기임에도 몰입도와 감

munghyo.tistory.com

 

다른 편의 포스팅도 한 번 읽어주세요.

 


10년 차이, 작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배경 작화 – 어인섬, 이제는 진짜 ‘살아 있는 장소’입니다


구작 어인섬도 당시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리메이크는 확실히 다릅니다. 산호초는 물결에 맞춰 흔들리고, 해파리는 둥실둥실 떠다니며 빛을 반사하고, 햇살은 수면을 뚫고 내려와 캐릭터의 그림자를 만듭니다. 어인섬은 더 이상 단순한 ‘무대 배경’이 아니라, 정말로 숨을 쉬고 있는 세계처럼 보입니다. 특히 멀리서 섬 전체를 비추는 파노라마 샷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이 섬이 단순한 해저도시가 아니라 원피스 세계관 안에서 감정과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라는 걸 시각적으로 각인시켜 줍니다.

 

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
왼쪽: 구작 / 오른쪽: 리메이크편

 

 

특히 루피 일행이 협곡을 따라 어인섬으로 내려가는 장면에서는 구작과 리메이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구작에서는 그저 평면적인 파란 배경으로 공간이 묘사됐다면, 리메이크에서는 짙은 남색의 심해 속으로 수직으로 빛줄기가 떨어지고, 수면 위에서 내려오는 조명과 그림자가 더해져 공간에 깊이감과 분위기가 생깁니다. 심해의 고요함, 낯선 세계로 들어가는 긴장감, 그리고 그 바닷속 특유의 차가운 공기까지도 시각적으로 전달됩니다. 이건 단순한 배경 묘사를 넘어, 배경이 ‘분위기’ 자체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
왼쪽: 구작 / 오른쪽: 리메이크편

 

 

심지어 소품 하나하나에도 리메이의 감각이 묻어납니다. 설마 이것까지 바꿨을까 싶었던 케이미가 건네는 미역 냉수프 컷을 보면 그게 확실해져요. 구작에서는 그냥 색칠된 음식 같은 느낌이었다면, 리메이크에서는 국물의 농도와 유리잔의 굴절, 미역의 결까지 표현되어서 ‘실제로 시원한 냉국 한 잔을 받는 느낌’이 납니다. 컵 안 내용물이 이렇게 바뀌는 건 거의 마법이라고 해도 될 정도.

 

 

 💗배경의 색감과 조명의 중요성


이번 리메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조명과 색감입니다. 단순히 색을 진하게 바꾼 게 아니라, 장면마다 감정과 분위기에 맞춰 색이 입혀졌습니다.

 

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
왼쪽: 구작 / 오른쪽: 리메이크편

 

 

크라켄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단순히 거대한 적이 나타났다는 정보 전달을 넘어서, 수면 위에서 떨어지는 빛줄기와 해류에 흔들리는 그림자,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명암 대비가 더해져 위협감이 시각적으로 각인됩니다. 구작에서는 단순히 어두운 바탕 위에 크라켄이 나왔던 거라면, 리메이크에서는 진짜 '심해에서 위기가 솟구친다'는 느낌이 듭니다.

 

 

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
왼쪽: 구작 / 오른쪽: 리메이크편

 

 

피셔 타이거의 장면도 마찬가지예요. 구작에서는 그냥 설명컷처럼 느껴졌던 장면이었는데, 리메이크에선 태양빛이 위에서 수직으로 내리쬐며 인물의 상징성을 강조합니다. 얼굴과 가슴에 드리워진 그림자, 위쪽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조명이 인물의 입체감과 위엄을 시각적으로 부각해 줍니다. 이 장면 하나만 봐도, 조명이 단순한 배경 효과가 아니라 서사의 핵심을 떠받치는 연출 장치라는 게 명확해집니다.

 

 

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원피스 어인섬편의 장면 중 하나
왼쪽: 구작 / 오른쪽: 리메이크편

 

브룩의 공연 장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구작에서는 전체적으로 조명이 뿌옇고 색상도 단조로워서 무대라는 공간이 제대로 살아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리메이크에선 진짜 콘서트장을 보는 듯한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감쌉니다. 다양한 색의 빛줄기가 사방에서 교차하고, 무대 바닥의 스포트라이트와 브룩의 실루엣이 함께 어우러져, 시각적으로도 ‘공연 중’이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보는 내내 “와 이거 진짜 애니냐” 싶을 정도.(아참 애니였지)

 

이 외에도 회상 장면에는 따뜻한 붉은빛이 덧입혀져서 그리움과 상처가 동시에 느껴지고, 전투 장면에는 푸른빛과 회색 톤이 강하게 들어가서 긴장과 불안이 시각적으로 훅 밀려옵니다. 루피가 노아를 막는 장면에서는 전체 화면이 서늘한 색으로 바뀌며, 루피의 결의와 어인섬 전체의 위기가 겹쳐지는 그 ‘한순간’을 정확하게 담아냅니다. 리메이크의 색연출은 단순히 “예쁘게 보이기”를 넘어서, 감정과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번역해 주는 연출 그 자체가 되어 있습니다.

 


원피스 어인섬편의 로빈
내가 사랑했던 로빈 드디어 돌아왔구나

 

이제 어인섬은 무대 배경이 아니라 감정을 품고 서사를 끌어안는 세계가 되었네요. 거의 10년만에 ㅎ

화면의 질감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할 수 있으면 제발 정성스럽게 진즉에 좀 해주면 좋겠는데, 그건 원덕의 욕심인가요? 원작 믿고 깝죽거린다는 생각 밖에 안 드는데요. 오히려 비교해 보니까. 

 

어쨌든, 덕후인 저에게는 즐거운 포스팅이었고, 다음에는 작화의 연출 부분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반응형